Leeum_당위성
 신태호  03-03 | VIEW :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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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느끼며 편지를 쓰기는 무척 오래간 만이군.
자네의 편지는 잘 받아 보았네.
그래, 짧은 그 시간을 잘 보내고 왔는가? 가고 싶다던 ‘리움’은 보았는가?
그들의 작업이, 이름만 들어도 놀랄만한 3명의 작가가, 우리나라에서 만났다는 것이 무척 고무적인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사실 난, 부정적이라네. 확대해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요즘 그들만의 예술에 반감이 커지는건 사실이라네, 예술가들만이, 그들끼리 즐기는 예술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폐쇄성’을 ‘희소성’으로 내세워 고급화 시켜버리는, 그것들에 난 반대하네. 물론, 나 또한 그것들이 보고싶고 즐기기를 원하지만. 그것에 동의하지는 않지.
우리 주위에서 과연 문화를 제대로 향유하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그 역시 문화생산자들이 아니던가. 좀더 다양한 문화 소비자들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선 좀더 다양한 문화가 생산되어야 해. 예술은 열려있어야 하네, 누구나 드나들 수 있도록.
내가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이런 종류의 것들이지. 작지만 신선한 것들을 하고 싶어. 거대하고, 웅장한 것, 거창하게 이름난 것들에 도드라기가 나. 즉각적인 반응이지.
모두의 옆에서, 모두의 생각을 깨우치고 싶어.
‘깨우치다’가 계몽적으로 들린다면, 맞아, 내가 하는 일이,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떠한 흐름과 힘을 가지고 있는 ‘운동’이 되었으면 좋겠네. ‘그래서 요즘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2004.11.9
신태호



편지를 보내려하니 편지가 와 버렸군, 어쨋거나 이건 ‘덧글’ 이라네.
사실, ‘리움’에 관한 내 의견을 피력하면서 억지된 부분이 있다는 걸 인정하네, 과잉적 감정의 발로였다는 것을. 그 글을 쓰는 중간에 나도 느꼈다네, 그건 그 때에 얘기 했듯이, 두드러기가 날 것처럼 거부반응이 난다는 것이었어. 논리적인 비판이나 논평이 아니라, 요즘드는 내 감정의 방향이 그렇다는 지극히 ‘확장된 센스’ 였지.
자네 편지를 읽으니 모든게 명확해 지는구만,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명확히 함’은 자네의 가장 큰 장점일세) 충분히 공감하는 바 일세. 분명, 대중을 이끄는 거대한 힘을 가진 예술가의 예술적 행동이 필요한 것은 사실일세. 또한, 창조하는 이에게, 창조의 기회를 보다 자유롭게 주는 것 또한- 설사 그것이 돈에 의한 것일지라도- 필요한 일임에는 틀림없네. 또 ‘리움’에 참여한 작가들이 그들임에도 분명한 일이고.
하지만, 이것은 구분해야하네. 그것이 돈에 의해 (부에 의해) 형성된 엘리트적 자기만족인지, 진정으로 세상을 이끄는 선구자적 행위인지.
나는 사실, 두 가지가 한번에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회의적이네. 필요한 것은 ‘진정한 것’을 찾아가는 것이라네. 진정한 것, 유명한 디자이너가 유명한 회사와 손잡고 거대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만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 것이야. 바로 우리 옆에서 사는‘그들’에게 전해주는 ‘작은 기쁨’이 더 위대한 일이 아닐까? 무척이나 이상적이군. 따분하게 교훈적이고, 도덕적이고, 모범적이며 또한 피해망상적이고. 인정하네.
나 또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놓인 작은 중생이거나 말뿐인 이상주의자이거나.
하지만, 거대한 것에 대한 욕심보다, 요즘, 작고 소소한 것에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디자이너다운 일이 아닌가 또한 생각한다네.
글은 항상 적어놓고 후회하게 만드는 것 같애. 어떤 글도 내 마음을 100% 전달하지 못하니. 지금도 방위를 알 수 없는 헛소리만 지껄인 것 같군.

2004.11.18
신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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