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것이 진정 필요한 것인가
 신태호  04-17 | VIEW :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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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정글
"필립스탁의 은퇴를 보는 눈" 의뢰 원고


필립스탁 philippe stark이란 이름은 이미 거부할 수 없는 물적 가치가 되어 버렸다. 예순을 넘어버린 이 디자이너의 이름을 달고 수많은, 그러나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리 필요치 않은 것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생산은 디자이너의 밥줄이다. 지금 현재 우리 주위의 모든 제품이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디자이너는 늘 새로운 것을 생산하여야 한다. 하지만, 스스로 ‘과연 이것이 진정 필요한 것일까?’ 라고 고민을 안해본 디자이너가 있을까. 더군다나 이미 이름만으로 모든 것을 디자인 할 수 있게 된 그라면.

역설적으로, 생산은 폐기를 전제한다. 제품화를 위한 과정에서 필요한 물적 제화는, 제품으로 나온 물건의 값어치 그 이상이다. 하지만, 그러한 제품도 사용되는 순간부터 폐기를 전제한다. 그리고 디자이너는 그 제품이 생산되어 사용되기 전에, 즉, 폐기이전에, 다른 디자인의 제품을 생산하여야 한다. 또 다른 폐기를 위하여.

보통의 디자이너들은 그러한 생산과정의 수많은 제약들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미 권위를 획득한 1%의 디자이너들에게는, 불가능의 디자인은 없다. 그저 상상하면, 으레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무소불위의 권력이면에 분명, ‘과연 이것이 진정 필요한 것일까?’라는 의문을 넘어 더 큰 두려움이 깔려있을 것이다.

그렇다고하여, 디자인을 관두겠다는 그의 말은, 참 편한 얘기다. 오늘 실컷 놀던 놀이터에서 ‘내일부터 이제 여기 안올래’라고 하는 어린아이의 그것과 같다. 디자이너라는 작위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하는 고민에 한 끝도 미치지 못한 얘기이다. 실제로도 자신이 만든 쓰레기들에는 책임을 져야하지 않는가. 이제 더 이상 쓰레기를 생산하지 않겠다고 할지라도.


2008.4
신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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