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um_당위성
 조은환  03-04 | VIEW : 1,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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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첫 서두는 ‘리움’에서 시작해 볼까. 저번 휴가 때는 리움은 커녕 리움 근처도 가보지 않았소. 부대 정문을 나서는 순간 시작되는 게으름과 ‘느리게 걷기’로의 모드 전환으로 인해...

자네가 그랬지. 거대 예술 집단이 그들만의 무엇을 만들어 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분명 사실이다. 그들만이 향유하는 또 다른 무엇을 만듬으로써, 어찌보면 대부분의 나머지를 소외시켜버리고, 한 단계 높은 단상을 쌓음으로서 괴리되는 것이지. 이러한 것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답이 않나오는 상대적인 것, 계속되는 논쟁꺼리 일듯. 우연히 언젠가 새벽근무 서다가 보게된 디지털 미술관이라는 케이비에스 심야 교양 프로그램을 봤는데, 어제의 주제가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과 약간은 연관되어 질 수 있을 듯 하군.

어제 디지털 미술관의 큰 주제는 금년도 광주 비엔날레에서 시도한 관객참여 프로세스였다. (이런..광주비엔날레 항상 가보고 싶어 했는데, 결국 한번도 못 가봤음...) 나도 졸린 상태로 봐서 집중력있게 보지는 못했지만, 그 참여 제도라는 것의 취지는, 비엔날레의 작가 선택에서부터, 작가의 작품 진행에까지 선별된 관객(꼬마아이, 아줌마, 대학생, 대학교수 등)이 관여한다는 거야. 사실 취지는 그렇지만, 실질적인 참여라기보다 하나의 시도로 그친 듯 보였지만, 그러한 참여를 통해 간섭 한다기 보다는 대화하고, 꼬마아이에게는 그대로의 감상을 들어보기도 하고, 작가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인 관객의 기호를 전시의 전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의미인가봐.

총감독 설명에 의하면, 현대미술이 나날이 난해해지고 현실과 괴리되면서 생기는 문제와, 반대로 예술가들이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동원하는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는 지금에, 작업의 시작부터 관객과 소통한다는 거지.

뭐 말은 많았네만, 리움으로 돌아와서, 리움을 구체적으로 보거나 설명을 듣지는 못했지만, 그 유명 디자이너의 건축물과 전시내용들이 의미하는 것이 있다면, 거대자본을 가진 든든한 빽이 없었다면 우리 동네에 결코 생길 수 없는 볼꺼리라는 것. 일반 대중의 접근이나 수준이 소외된다 하더라도 나는 그러한 무자비한 파워가 만들어내는 약간은 괴리된 존재가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진다. 우선은 그러한 무자비한 파워가 없었더라면 우리는 그러한 거장의 작업들을 프린트물로 봐야만 할 것이고, 각 나라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한국이라는 생소한 장소에 대해 경험해 보는 기회가 없어질 것이니. 또한 그러한 작업들이 분명 대부분의 우리와 동떨어진, 그리고 와 닿지 않는 아름다움을 제공하더라도, 그러한 시도로 인해 대부분의 우리는 안목을 가지게 될거라 생각한다네.

사실상 디자인은 그 디자인을 표현하는 장소의 다수가 가지는 안목에 좌지우지 되니까. 괄목할 만한 디자인 작업이나 상품이 나오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일 만한 안목이나 사회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는 그들이 그러한 안목을 가질 때 까지 발표를 늦추는 수 밖에 없다네.

예를 든다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과도기를 거치는 나라들을 볼 때 옷을 입는 것에서 난 그런걸 느끼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만 하더라도 불과 수년전 도심 한복판의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색깔은 무채색이었어. 나를 비롯한 꽤 많은 사람들이 컬러에 대한 갈증을 느꼈지만, 또한 자신 스스로 그러한 시도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고 개인적 거부감이 없는 상황에서도 그러한 컬러를 받아들일 만한 ‘분위기’가 뒷 받침 되지 않는거야. 단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총천연색 화려한 옷을 자신의 방 벽걸이 거울 앞에서 입어보며 만족하는 거지. 그 중 디자이너나 기타의 자유로움이 용인되는 몇몇 사람들만이 그 옷을 입고 밖에 나갈 수 있을거야.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불과 몇 년만에 명동 거리는 화려한 색깔과 잡지에서나 불법한 과감한 표현들이 식상할 정도로 즐비하다오. 자신의 표현이 거리에 나섰을 때 사람들이 받아 줄만한 분위기가 되었거든.

자동차도 마찬가지야. 봉고차 같기도 하고 지프 같기도한 RV형 차량이 훨씬 효용성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걸 타고 넥타이를 매고 회사 주차장에 주차했을 때 쏟아질 직장상사나 동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던게 불과 얼마전이었으니. 이야기가 점점 멀어지는 듯 하지만 삼성이 그러한 시설을 정말 예술적 가치나 사회기여를 위해 시작했다는 생각은 결코 들지 않지만, 디자이너는 그러한 것을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오.

사실 리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은, 건축적인 가치나 유명 디자이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로 삼성의 홍보 능력이지. 개관이래 거의 모든 문화매체, 디자인, 건축매체와 신문 방송은 매일같이 리움을 홍보하고 있다네. 지겨울 만큼. 무지막지한 괴물 삼성이기에 가능한 일이야. 그로 인해 대부분의 일반적 우리는 그러한 존재를 알고, 그러한 디자이너가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좋은 디자인, 멋진 예술에 대한 안목이 부족한지도 모르니.

사실상 우리 주변의 소소한 우리나라 디자이너나 예술가들이 시도한 작업들, 젊은 디자이너들의 시도들을 보면 마리오 보타, 램쿨하스보다 의미있는 시도들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 하지만 안목을 가진 소수의 사람을 제외한 다수는 그것을 지나쳐 버린다. 왜냐하면 방송에서 본적도 없는데다, 만든 사람도 처음보는 젋은 사람이고, 그 백그라운드에 삼성같은 알만한 배경이 없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가장 실력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에 많은 사람들이 러브하우스 출연진을 떠올리는 것 처럼...) 그렇다고 그러한 현실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수 없네. 난 완전한 예술이 아닌이상, 그러한 무자비한 괴물을 이용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능력이고 의무라 생각한다네.

그것이 역설적으로 사회의 문화적 안목을 높여주는 가장 쉬운 방법일지도 몰라. 안목이 높여지면 차츰 무명의 실력있는 예술가들이 일반대중에게 의해 선택되어지는 시기가 앞당겨 지겠지. 단, 그 무자비한 괴물을 이용하려다 스스로가 이용당하는 것이 더욱 쉽겠지만.

2004.11.15
조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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